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후보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정면대결을 선포한 것이다. 윤 후보는 또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대선 행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치에 뛰어든 지 넉달 된 제가 과분하게도 제1야당 후보가 됐다”며 “정치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당원과 국민의 생각이 담겨 있고 거기에 큰 힘을 입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께 좋은 정치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겨냥해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정치 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원내 긴급현안보고에도 참석해 대선 후보로서 의원들과 상견례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국민들은 정치개혁을 원한다. 정치개혁 중 가장 중요한 게 대통령의 개혁”이라며 “광흥창팀이다, 금강팀이다 하는 소수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독재로 늘 흐른다”고 주장했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금강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핵심 참모팀의 이름이다.
여권의 전·현직 대통령 참모팀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 의지를 드러냄과 동시에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소수 측근 중심으로 꾸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그는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윤석열’ 이름으로 헌화를 했고, 방명록에는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한 자 한 자 신중하게 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김대중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방명록에 남긴 글에서 ‘지평을 열다’라고 써야 할 것을 ‘지평선을 연다’고 잘못 써서 비판을 받았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리는 캠프 해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선대위 체제로 재편하기 위해 캠프는 발전적 해체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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