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청년 70% “법치를 예전만큼 신뢰하지 않는다”

입력 2021-11-08 10:28

홍콩 청년 10명 중 7명이 법치에 대한 믿음을 잃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최대 청년조직인 홍콩청년협회 산하 청년연구센터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응답자의 70.1%가 2019년 반정부 시위 후 이전만큼 법치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을 했다고 보도했다.

청년연구센터가 지난 7일 홍콩 15~34세 청년 5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는 경찰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법무부에 대한 신뢰도 59% 줄어들었고, 판사에 대한 신뢰 역시 48%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 이상은 법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따르지 않겠다고도 답했다.

정부가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에는 매우 동의한다는 응답이 45%를 차지했다. ‘반반’이라고 말한 응답도 42%에 달했다. 재판의 공정성을 믿는다는 응답은 18.3%밖에 없었다. SCMP는 “반정부 시위 이후 법원은 친중 진영과 반중 진영 모두에게 공격의 대상이 됐다”면서 “반중 진영에서는 판결이 가혹하다고, 친중 진영에서는 판결이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보내 재판받게 하는 범죄인환송법이 추진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해당 법안은 도입되지 않았지만, 중국은 이듬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뒤 홍콩의 선거제도를 완전히 개편했다. 반정부 시위 이후 2년 동안 홍콩에서는 반중 진영의 목소리가 급속히 줄어들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