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다” 8명 압사한 美콘서트…마약 가능성 수사

입력 2021-11-08 05:09 수정 2021-11-08 09:41
압사 사고가 발생한 미국 콘서트 아비규환 현장.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이 개최한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해 당국이 마약 범죄 개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수사 당국은 콘서트 참석자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주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마약 범죄 수사관들을 투입했다.

사고는 지난 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발생했다. 스콧의 콘서트인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에는 5만명의 팬이 참석했는데, 흥분한 관객들이 무대 쪽으로 일시에 몰리면서 8명이 압사했고 수백명이 다쳤다.

AP 통신과 CNN 방송에 따르면 콘서트 참석자들은 “옆에 있던 사람들이 기절하고 피를 흘리며 아우성쳤다” “지옥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당시 관객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쓰러지며 의식을 잃었고 피해는 더욱 커졌다.

콘서트장에서 실신해 실려 나가는 관객.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장 보안요원 1명은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하던 중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여러 관객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휴스턴 수사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다. 또 300여명이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최소 8명 압사 사고가 발생한 미국 콘서트 현장 모습. AP연합뉴스

압사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신원도 일부 드러나고 있다. 14살, 16살 휴스턴 고등학생을 비롯해 21살 대학생 등 사망자 8명 중 7명은 10, 20대였다.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콘서트 주최 측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스콧은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콘서트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