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성년이 되면서 그동안 동행해 온 딸을 독립시키게 된 아버지 스반테 툰베리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현지시간) 그레타 툰베리가 18세인 성인이 되면서 자신의 삶을 되찾은 그레타의 아버지 스반테의 사연을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그레타는 지난달 31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보호자 없이 처음으로 혼자 기차를 타고 갔다. 달리 말해 그동안 그레타의 활동에 늘 아버지 스반테가 동행했던 것이다.
스반테는 과거 환경운동에 큰 관심이 없던 보통의 사람이었다. 그레타도 페이스북에서 “우리 부모님은 내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알려주기 전까지 환경운동과 거리가 먼 분들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레타가 11세 때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이후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까지 받자 스반테는 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레타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 스테판과 그의 아내는 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 탑승을 중단했고, 좋아하는 SUV 대신 전기차를 탔으며, 육식을 끊고 채식을 시작하는 등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
배우이자 음반 제작자였던 스반테는 그레타가 15살이 되며 본격적으로 환경운동에 나서며 바빠지자 자신의 일까지 그만뒀다.
대신 그레타가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하는 날에는 근처 카페에서 대기하고, 그레타가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 대신 요트로 대서양을 건널 때에도 미성년자인 그레타를 위해 함께했다. 스반테는 혹여나 돈 때문에 환경운동을 벌인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상금으로 받은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로 설립한 재단을 운영하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스벤타는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그레타에게 “분노조절 문제에 신경을 써라”라는 막말을 쏟아냈을 때를 “완전히 악몽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스웨덴 정부가 그레타의 안전을 위해 경호요원을 붙일 정도로 위협적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스반테는 그레타가 성년이 돼 홀로 다닐 수 있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 여유가 생겨 음반 제작과 가수라는 본업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반테는 그러나 지난 3년간 딸과 함께 바쁜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사춘기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