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보다 ‘대통령 윤석열’ 만들기에 더 열심인 사람들

입력 2021-11-07 17:59 수정 2021-11-07 19:33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주호영(왼쪽) 권성동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윤 후보 본인보다 더 열심히 뛰는 사람들이 있다.

대표적인 그룹이 국민의힘 ‘현역 중진팀’이다. 이들이 윤 후보를 돕기 시작한 시점은 다르다. 윤 후보가 검사로 재직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의원들이 있고,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본격적으로 돕기 시작한 중진의원들도 있다.

‘조직팀’은 경선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이들의 노력으로 윤 후보는 ‘당심’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압도하며 대선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보이지 않은 곳에서 윤 후보를 보좌한 그룹도 있다. 윤 후보가 검찰에 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서초동팀‘ 멤버들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하태경 의원(오른쪽)이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윤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현역 중진팀’은 계파를 초월해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 후보 입당 전부터 물밑으로 도왔던 권성동 의원은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으며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권 의원은 윤 후보 외가가 있는 강릉이 지역구이며 검찰 선후배 사이로 인연도 깊다. 캠프 관계자는 7일 “권 의원은 캠프에서 윤 후보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고 말했다.

지난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합류한 주호영 의원은 캠프에 안정감을 더하며 경선 승리를 이끌었다. 아들 문제로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을 내려놓은 장제원 의원은 윤 후보의 여의도 정치권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 김태호 의원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조직력 보강에, 하태경 의원은 열세였던 2030세대 지지세 확보에 공헌했다. 윤상현 의원도 총괄특보단장으로 합류해 외부 인사 영입에 힘을 보탰다.

초·재선 의원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이양수 의원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가장 먼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바람을 일으켰고, 강원선대위원장으로 뛰었다. 비례대표 초선인 이용 의원은 수행실장으로 윤 후보를 그림자처럼 보좌했다. 윤한홍 의원은 캠프 총괄부실장으로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홍준표 의원과의 치열했던 경선에서 당원 조직표를 끌어온 ‘조직팀’은 경선 승리의 수훈갑이다. 이철규 의원은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으로 캠프직은 내놓았지만 외곽에서 헌신적으로 뛰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경쟁 캠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 의원의 조직 결집 역량이 탁월했다”고 평가했다. 이장우 전 의원은 조직1본부장으로 활약하면서 충청 표심을 모았고, 보수 외곽 조직을 구축한 이영수 뉴한국의힘 회장은 조직지원본부장으로 큰 힘을 보탰다.

윤석열(왼쪽)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이던 지난 2019년 11월 19일 강남일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 연합뉴스

검찰 시절부터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법조인 출신 참모들은 윤 후보의 복심으로 통한다. 이들은 일명 서초동팀으로 네거티브 대응을 주로 맡았지만, 윤 후보에게 ‘직보’가 가능할 정도로 캠프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깊이 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이 팀은 그간 캠프 운영의 문제점을 되짚어보는 보고서 작성을 주도했다고 한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을 지낸 주진우 변호사는 서초동팀 핵심 멤버로 꼽힌다. 그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었던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을 당시 변호를 맡았던 이완규·손경식 변호사도 서초동팀 주요 멤버다.

이 변호사는 윤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이고, 손 변호사는 윤 후보의 장모 최은순씨의 변호인이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이원모 변호사도 캠프에서 활동 중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