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어 경남·춘천 119에도…요소수 놓고 간 시민들

입력 2021-11-07 16:33
춘천소방서로 진입하는 흰색 차량 모습. 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119 소방차량 출동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119안전센터에 요소수를 놓고 가는 시민들의 익명 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7일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10시쯤 춘천소방서 후평119안전센터 출입문 앞에 누군가 10ℓ짜리 요소수 2통을 내려놓고 사라졌다.

당시 이 상자는 119 신고 출동 후 복귀한 119안전센터 직원들이 발견했다. 상자 안에는 3.5ℓ짜리 요소수 2통이 들어 있었고 편지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요소수를 기부한 시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주차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흰색 차량 한 대가 주차장에 들어왔다 40여초 만에 빠져나가는 모습을 포착했지만, 너무 어두워 차량번호 등은 특정하지 못했다.

이날 경남 김해에서도 119안전센터 3곳에 시민들의 요소수 기부가 이어졌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한 시민이 김해 율하와 장유, 진례119안전센터에 요소수 80ℓ를 기부했고, 다른 시민 한 명도 장유119안전센터에 요소수 30ℓ를 기부했다.

경남소방본부는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도움을 준 도민들에게 신속한 출동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경남소방본부 제공.

앞서 지난 5일 밤 인천 송도에서도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차를 타고 신송119 안전센터 앞에 와 트렁크에서 10ℓ짜리 요소수 3통을 꺼내 기부하고 홀연히 사라진 일이 알려지며 감동을 준 바 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재고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전국에서 운영하는 6748대 소방차 중 80.5%가, 1675대 구급차량 중 90%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