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 굶는데 곳간 쌀 잔뜩” 이재명, 재난지원금 촉구

입력 2021-11-07 14:4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공립 지적장애 특수학교인 서진학교를 방문해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며 본선에서 맞붙게 될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윤 후보를 “손실보상금과 재난지원금 지급의 차이도 모른다”며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가 전날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입장을 피력한 것을 언급하며 “부자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 일이냐”고 밝혔다.

당시 윤 후보는 “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피해 보상은 손실을 보상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몇 퍼센트 이하는 전부 지급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발언을 전해 들은 이 후보가 곧바로 SNS를 통해 맞받은 것이다.

이 후보는 “손실보상과 재난지원금은 성격이 다르다”며 “정부의 행정명령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게 손실보상이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은 당연히 피해 입은 분들에게 충분하고 합당한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고통받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성격도 있지만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매출을 지원하는 경제정책이다. 구휼정책이 아닌 경제정책인 만큼 대상을 선별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해서는 직접지원과 매출 지원이라는 두 가지 정책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접지원 개념의 손실보상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는 “현재 정부의 손실보상 지급액은 그 기준과 액수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면서 “피해를 받았으나 제외된 대상을 더 포함하고 하한액도 높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비율은 매우 높고, 국가채무 비율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면서 “국가의 공적 이전소득, 즉 국가의 가계지원이 다른 나라에 비교해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올해 3분기 기준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팬데믹 바로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8조원 가량 증가했지만 가계 소비 지출은 5조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며 “나라는 부자가 되고 있는데 국민은 지출 여력이 없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흉년이 들어 백성이 굶고 있는데 돕지 않을 거라면 관아 곳간에 잔뜩 쌀을 비축해 두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또한 “수십조의 초과세수는 국민들이 고통을 감내한 결과다”며 “국민들이 고통을 감내한 덕분에 K-방역이 성공할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률을 회복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연말까지 추가 세수가 애초 예상보다 10조원 정도 더 걷힐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수십조의 초과세수’라는 발언은 이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마지막으로 윤 후보를 향해 “국민을 위해 국가가 존재한다. 당리당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국민 입장에서 깊이 숙고하라”고 촉구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