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조세회피 압박에 테슬라 주식 상당량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회피 수단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 주식의 10%를 매각할 것을 제안한다. 지지하느냐”며 여론조사를 시작했다.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 조사에는 3시간 만에 100만명 넘게 참여했다. 7시간 정도 지난 현재까지 참여자는 약 190만명으로 찬성이 55.1%로 반대(44.9%)를 10% 포인트 가까이 웃돈다. 머스크는 어떤 식으로든 조사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머스크는 이 글 뒤에 “참고로 저는 어디에서도 현금 급여나 상여금을 받지 않는다. 주식밖에 없어서 세금을 개인적으로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파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독립언론사 프로퍼블리카는 머스크가 2018년에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고 2017년에는 6만5000달러를 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스톡옵션을 제외하고 1억7050만주다. 종가 기준 2083억 달러 상당으로 10%면 208억 달러(약 24조7000억원)어치다. 코스피로 보면 시총 13위인 포스코(24조8000억원) 주식 전량을 파는 수준이다.
이때 머스크가 내게 될 양도소득세는 42억 달러로 약 5조원에 달한다. 머스크 소득계층에 적용하는 장기자본소득세율이 20%라고 CNN은 설명했다.
대주주와 경영진의 보유주식 매각은 통상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재로 작용한다.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데다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자사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는 신호를 주기 때문이다.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과 아이라 에렌프리스,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머스크의 동생 킴벌 머스크를 비롯한 전·현직 테슬라 이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수억 달러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머스크는 대출을 위해 테슬라 주식 8800만주를 담보로 잡아뒀을 뿐 지금까지 주식을 판 적은 없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