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사실을 알게 돼 아내와 전화 통화로 다투던 중 이혼을 통보받자 격분해 집에 불을 지른 40대 남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46)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일 오전 0시17분쯤 대구시 수성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배우자의 옷, 인형 등을 꺼내 높이 쌓은 후 일회용 라이터로 곰 인형에 불을 놓았고 이 화재로 대피하던 주민 B씨가 상해를 입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주거지에서 시작된 불은 윗집 베란다까지 옮겨붙어 38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B씨는 대피하던 중 계단에서 발목을 접질리면서 상해를 입었다.
사건의 발단은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전화 통화였다. 다투던 중 아내로부터 이혼 통보를 받았고, 내연남과도 전화로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배우자가 연락을 받지 않고 귀가하지 않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건강, 재산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실제로 아파트 주민은 방화로 인해 대피하던 도중 상해를 입었다. 피고인이 거주하던 아파트 전제 보증금 중 일부가 피해 변제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나 피해자들과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동종 전력이나 벌금형보다 무거운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고인은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돼 다투던 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류를 밝혔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