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원 현장서 모두 “깨끗이 승복”…민주당과 달랐다

입력 2021-11-05 16:52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의원, 윤 전 총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쓴잔을 마신 세 후보가 5일 결과 발표 직후 현장에서 일제히 승복 메시지와 축하 인사를 남겼다. 국민의힘으로선 치열한 경선 이후 본선에 대비한 ‘원팀’ 구성의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선 낙선한 세 후보의 승복 메시지와 축하 인사가 곧바로 이어졌다.

마지막까지 윤 전 총장과 경합을 벌였던 홍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 뒤 연설에서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주었다는 역할이 제 역할이었다. 윤석열 후보께 축하드리고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모두 합심해 정권교체에 나서주도록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경선 기간 내내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웠던 유승민 전 의원도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윤 후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최선을 다했던 홍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에게도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저는 오늘부터 국민의 힘 당원 본분으로 돌아가 대선 승리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선택에 저도 깨끗이 승복한다”며 “윤 후보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이번에 선택받지 못한 홍준표, 유승민 두 선배님께 진심으로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린다. 함께 뛰었던 이 경선을 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겠다”고 덕담했다. 이어 “정권교체의 길, 만만치 않을 것이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저 역시 최선의 역할 다하도록 모든 걸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뉴시스

이는 지난달 10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던 상황과 대비된다. 경선 결과 발표 직후 이낙연 전 대표 측에서 ‘승복 선언’이 바로 나오지 않으면서 ‘원팀’ 구성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이 전 대표 측은 당내 경선 후보들의 사퇴로 발생한 무효표의 처리 방식을 문제 삼아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 대표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 대표는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재명 후보와의 회동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이 후보가 ‘컨벤션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4일 회동해 30분간 만났다. 경선 결과 발표 기준으로는 14일,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13일) 기준으로는 11일 만이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