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세버스업계가 정부의 위드 코로나 조치로 예약이 늘며 한 주 방긋 웃고 요소수 대란에 발목이 잡혔다. 휴업 기간이 길어진 탓에 현장에선 기사 구인난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문영기 제주관광협회 전세버스분과위원장은 5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전세버스업계가 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에 맞춰 1년 8개월 만에 영업에 나섰는데 일주일도 채 안 돼 요소수 수급 문제가 벌어졌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 했다.
전세버스업체를 운영 중인 문 위원장은 “지난달부터 예약이 30~40% 가량 차기 시작했다. 휴지 기간 반납했던 번호판을 찾아와 다시 달았는데 요소수가 제때 공급이 안 되면 버스 운행이 불가하다”며 “영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주도 내 전세버스업체는 모두 52곳. 이들이 소유한 전세버스는 총 1801대다. 이중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부착돼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은 60% 가량으로 파악된다.
15~20일에 한번 요소수를 보충해야 하는데 비축 분이 없어 공급 문제가 장기화되면 예약이 들어와도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경기가 풀릴 것을 기대한 전세버스업계가 요소수 대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셈이다.
최근에는 기사 구인난까지 겹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세버스 회사들이 하나둘 휴업에 들어가자 일거리가 없는 기사들의 상당수가 일반버스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제주의 경우 지역 학교나 기업체의 통근버스 수요가 거의 없어 단체 관광객 외에 다른 매출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마저도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전세버스업체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방침과 관계없이 여전히 개점휴업상태다.
한편 제주도는 요소수 공급 사태와 관련해 5일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민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차 구급차 청소차 및 에너지 공급 차량의 현황을 파악하고 주유소 관련 협회와 도내 비축분을 점검하고 있다”며 “정부와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