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북한이 여전히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구 비율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치를 상회했다.
FAO는 4일(현지시간) 발간한 ‘2021 세계 식량과 농업 연감’을 발표하고,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 인구의 42.4%인 1090만여명이 영양부족 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전세계 평균인 8.9%의 5배 가까운 수치다. 아시아(8.2%)와 아프리카(19.0%)보다도 높다.
북한의 영양부족 상태는 아프리카 최빈국으로 꼽히는 르완다(35.2%)나 에티오피아(16.2%)보다도 열악했다. FAO는 “북한보다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높은 나라는 소말리아(59.5%) 중앙아프리카공화국(48.2%) 아이티(46.8%) 마다가스카르(43.2%) 등 손에 꼽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북한 성인의 하루 섭취 열량은 2075㎉로 전세계 평균(2950㎉)의 70% 수준이었다. 한국 성인 하루 섭취 열량 3465㎉의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5세 미만 발육부진 아동의 비율은 18.2%로 조사됐다.
영양부족 인구 비율이 2000년 ‘고난의 행군’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FAO는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비율은 2000년~2002년 35.7%에서 2017년~2019년 42.6%로 7%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면서 “북한 성인의 평균 섭취량 적합성은 86% 정도”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농업생산량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고도 짚었다. 북한의 농지 면적은 2000년 255만ha에서 2010년 268만ha로 증가했다가 2019년에는 다시 263ha로 소폭 줄었다. 임업 면적도 2019년 605만1000여ha로, 2000년 645만4700ha보다 크게 줄었다. FAO는 “북한의 외부식량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면서 “농업과 임엄, 수산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늘었지만 식량 생산성 증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