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컨테이너 교실’ 증축…이튿날 새벽까지 진통

입력 2021-11-05 11:42

교육당국과 청주 내곡초 학부모가 이동식 학교 건물인 모듈식 증축를 둘러싼 토론회가 밤새 이어졌으나 아무런 소득 없이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5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청주교육지원청은 전날 오후 4시와 오후 7시 두 차례에 걸쳐 내곡초 강당에서 모듈러 교실 설치 관련 설명회를 했다.

이 자리서 청주교육지원청은 사업의 불가피성을 거듭 강조했으나 참석한 학부모들은 물러서지 않고 사업 중단 요구를 반복했다. 양 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당초 1∼2시간 진행할 예정이던 오후 7시 설명회는 밤을 꼬박 새워 이튿날 오전 5시40분까지 이어졌다.

모듈러 교실을 놓고 시각 차이가 분명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는 “사업 과정에서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다수 학부모의 반대 여론을 토대로 사업 중단을 요구했으나 교육청이 답변을 유보해 회의가 길어졌다”며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목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50여명이 학부모가 새벽 5시까지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상을 포기한 학부모들의 걱정과 우려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청의 사과와 컨테이너 교실의 전면 철회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오는 11일 정오까지 공사를 일시 중지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모듈러 교사 설치·운영 학교현장 방문을 추진할 것”이라며 “학교 신설을 위해 교육부와 협의 후 재정투자심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규격화한 건물을 제작해 학교 현장에서는 조립과 설치작업만 거쳐 이동식(조립식)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한다. 노후 학교의 리모델링과 증·개축시 활용할 수 있는 이동형 교실로 공사기간이 짧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내곡초의 경우 기존 컨테이너 방식의 임시가설교사가 아닌 건축물 인허가를 받은 정식 건축물로 지어진다. 주요 자재의 80%를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학교는 교실 27칸과 실내체육시설 등이 들어가는 다목적실 2개, 식당 등을 모듈러 공법으로 증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테크노폴리스의 학교는 공동주택이 입주를 시작한 2019년 3월에 개교한 내곡초가 유일하다. 이 학교는 30개 학급, 전교생 850명으로 출발해 현재 42학급, 1194명으로 늘었다. 이 지역의 학생이 계속 증가해 내년에는 1423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56학급으로 늘릴 계획이다. 학교 인근에 아파트 단지 5곳(3241가구), 단독주택(38가구)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오는 2025년까지 정원은 1600여 명으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