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집 구하는 사람보다 내놓은 사람 더 많아

입력 2021-11-05 11:16 수정 2021-11-05 11:18
서울 도봉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수 심리가 8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서울 전세수급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와 전세 모두 집을 내놓는 사람이 구하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최근 들어 집값 상승세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에다 정부의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주택 매수세가 눈에 띄게 위축되는 모습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일 조사 기준)는 지난주보다 0.2포인트 낮은 100.7을 기록하며 8주 연속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 12일 100.3을 기록한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여전히 공급보다는 수요가 많지만 그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뜻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을 앞서고, 100 아래로 떨어지면 공급이 수요를 앞선다.

특히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의 매매수급 지수는 99.8로 지난 4월 26일(98.9) 이후 6개월여 만에 처음 100 이하로 떨어졌다.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지수는 100.5로 지난주(100.4)보다 0.1포인트 높아졌지만, 도심권(종로구·용산구, 100.7)과 서남권(영등포·양천·구로·동작구, 100.6)은 지난주보다 하락했다.

전세 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 지수는 지난주(102.4)보다 1.2포인트 낮아진 101.2로, 지난해 11월 11일(100.4) 이후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도심권과 강남4구는 각각 99.5, 99.6으로 기준선인 100 이하로 떨어졌다. 전세를 찾는 사람보다 시장에 나와 있는 전세 물건이 더 많다는 얘기다. 강남4구의 전세수급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1월 11일(98.7) 이후 1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조치와 금리 인상이 줄을 잇는 가운데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까지 본격화되고 있어 당분간 거래 위축에 따른 집값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세 시장도 불안 요인이 크지만 수능 이후 겨울 방학 이사수요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도 지난주 0.16%에서 0.15%로 0.01%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도 지난주 0.13%에서 0.12%로 0.01포인트 동반 하락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