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달 뒤로 금성이 가려지는 금성 엄폐(Occultation) 현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번 엄폐는 서울 기준 8일 오후 1시 36분에 시작되며 오후 2시 6분에 금성이 달 뒤를 빠져나오면서 종료된다. 다음은 15년 뒤에나 있을 전망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8일 오후 1시부터 2시 20분까지 과학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금성 엄폐를 실시간 중계한다. 박대영 천문우주팀장과 조재일 박사가 진행을 맡아 엄폐 현상에 관한 이야기와 실시간 해설을 할 예정이다.
엄폐는 멀리 있는 천체가 가까이 있는 천체에 의해 가려지는 현상을 뜻한다. 지구에서 볼 때 금성보다 가까운 천체는 달밖에 없으므로 금성 엄폐는 달이 금성을 가리는 것이다. 달에 의한 행성의 엄폐 현상은 볼 수 있는 지역이 넓지 않고 낮에 일어나기도 해 특정 지역에서 관측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이번 금성 엄폐도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만 관측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에 관측됐던 금성 엄폐는 2012년 8월 14일이었다. 9년 만에 금성 엄폐를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다음 금성 엄폐는 2036년 9월 17일로 추정된다.
망원경이 있으면 금성 엄폐 현상을 쉽게 관측할 수 있다. 금성보다 달이 밝게 보이므로 엄폐 시작 시각보다 조금 일찍 달을 찾아 관측을 시작하면 된다. 시력이 좋고 날씨 여건만 괜찮다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조 박사는 “행성 엄폐는 지구의 아주 좁은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는 천문현상으로 이번 금성 엄폐를 놓치면 15년을 기다려야 하므로 꼭 관측하기를 바란다”고 추천했다.
금성 엄폐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 맘 카페 등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맘 카페에 이번 금성 엄폐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오자 “아이랑 꼭 봐야겠다”, “별을 좋아하는 딸이 매우 좋아할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