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사실상 마무리되자 최종 예선에 올랐던 4명 후보들의 성적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4명 모두 경선 과정에서 얻은 것도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게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강골 검사’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중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경선 기간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석열이 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는 4일 “소탈한 형 같은 이미지가 윤 전 총장의 본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과 ‘전두환 옹호 발언’ 등 연이은 말실수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홍준표 의원은 2030세대에서 높은 지지를 받으며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돌풍을 일으켰다.
홍 의원은 지난 3일 “2030으로부터 철저하게 놀림 당하고 외면당하던 제가 이제 와서야 그 진심이 통해 2030으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게 돼 정말로 기쁘기 한량이 없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 대표도 두 번 지낸 26년 정치경력의 백전노장이 조직력에서 열세를 보인 것은 아픈 대목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제전문가’답게 주요 정책에서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의 디테일한 부분은 유 전 의원이 가장 앞섰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의 비호감 극복에는 실패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쟁력’ 질문에 유 전 의원은 TK에서 14.1%에 그쳐 윤 전 총장(35.6%), 홍 의원(38.8%)에 비해 뒤졌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대장동 1타 강사’로 바람몰이에 성공했다. 학력고사·사법시험 수석이 하는 쉬운 설명으로 눈길을 끌었다. 다만 대중성과 안정감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