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탄소배출량 GM보다 많아”…반도체 업체 탄소절감 필요성 제기

입력 2021-11-04 13:14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탄소배출량을 감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에 많은 전력이 소모되면서 탄소배출이 자동차 산업 이상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CNBC는 최근 몇 년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1위인 TSMC의 최근 몇 년간 탄소배출량이 자동차 업계 3위 GM보다 많았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TSMC의 탄소배출량은 2017년 600만t에서 2019년 800만t, 202년 1500만t 등으로 크게 늘어났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TSMC의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리콘 원재료가 반도체 완제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각 단계를 지날 때마다 많은 전력과 물을 사용하고 온실가스도 발생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인텔 공장은 포드 자동차 공장보다 3배 이상 많은 물을 사용하고 2배 이상 산업폐기물을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9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반도체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탄소배출을 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자체 ‘넷제로(순 탄소배출량을 0으로 하는 것)’ 계획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2050년까지 탄소중립국이 되겠다는 한국의 비전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주요 업체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나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TSMC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는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대만 전력 생산의 90% 이상이 석탄 연료로 이뤄지고 있어서 TSMC의 목표 달성이 순탄치는 않다는 지적이다. TSMC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탄소배출권 구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CNBC는 전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순차적으로 탄소배출량 감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최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디지털 TV SoC, 타이밍 컨트롤러 등 4종의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 부터 제품 탄소 발자국 인증을 획득했다. 제조공정에서 가스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분해장치의 처리 효율을 높이는 등 탄소 배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100%로 하겠다는 애플의 청정에너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SK는 국내 기업 최초로 탄소감축인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