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돌발 상황에 대비해 생필품을 비축하라’고 지시한 뒤 일부 지역에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자 식량 비축량을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최근 장쑤성과 산시성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식자재를 사려는 사람들이 대형마트에 몰려 판매대가 텅 비거나 계산 대기 줄이 두시간가량 이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4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식량물자비축국은 전날 올해 식량 비축량이 7년 연속 6500만㎏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내 식량 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는 규모다. 쌀과 밀의 비축 비율은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올 겨울과 내년 봄 채소 등 생필품 시장 가격 안정 업무에 관한 통지’를 올렸다. 각 지방정부가 채소와 육류 등 생필품 비축 규모와 공급 계획을 제때 점검하고,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폐쇄 조치 시 신속하게 공급망을 확보하라는 내용이다. 아울러 각 가정에서도 일정량의 생필품을 비축해 일상 생활과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고 덧붙였다.
상무부 통지 이후 온라인상에선 중국 당국이 대만과의 전쟁 준비에 들어갔다거나 식량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각종 해석이 뒤따랐다. 최근 중국 31개 성 가운데 19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등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불안감도 더해졌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 생필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마트에 몰리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국무원 회의를 주재하면서 “육류, 계란, 채소 및 기타 생필품의 공급을 보장하고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식품 공급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