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규제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요소수 대란’ 여파가 소방 등 공공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약 3.7개월분의 요소수를 비축하고 있는 소방 당국은 사태가 길어질 것에 대비해 재고 관리에 힘쓰고 있다.
소방청은 지난 1일 전국 소방본부에 요소수 수급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4일 밝혔다. 또 요소수 비축량과 사용량 현황을 1주일 단위로 공유하라고 지시했다.
소방청은 전국적으로 소방 관련 차량에 필요한 요소수를 3.7개월분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소한 내년 2월까진 차량 운행이 가능한 것이다. 소방 당국이 운영하는 구급 차량 1675대 중 90.0%, 소방차량 6748대 중 80.5%가 요소수를 사용하는 차량이다.
소방청은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할 경우 구급차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지역 소방본부들과 SNS 등을 이용한 실시간 소통체계를 마련하는 등 재고 관리에 나섰다.
소방청 관계자는 “요소수 사태로 인해 소방 관련 차량의 운행에 지장이 생길 만한 상황은 전국에 걸쳐 발생할 일이 없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급관리를 철저히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소방본부 차원에서 주유소가 요소수를 소방 관련 차량에 먼저 보급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도 갖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치안·안전 분야 차량에 요소수를 가장 우선해 공급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최근 관내 24개 소방서와 119 특수구조단 등에 요소수 재고 관리를 위한 긴급 지시를 내렸다. 서울시는 각 소방서에 공문을 보내 각 소방서가 비축한 요소수 중 1개월 사용량에 해당하는 150ℓ를 제외한 물량을 서울 소방재난본부에 즉시 반납하라고 명령했다. 또 비출동 차량은 운행을 중지하도록 지시하고, 현장 활동 시에는 공회전 등 불필요한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서울 소재 주유소들에 소방차량에 쓸 요소수를 우선으로 공급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요소수 공급 부족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내년 3월까지는 소방차 운영에 문제가 없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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