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진성푸드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순대를 만들고 있다는 폭로에 대해 입장문을 3일 발표했다. 업체는 악의적인 제보라며 소송까지 언급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면서 소비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앞서 KBS ‘뉴스9’는 대형마트나 급식업체, 분식집에 순대를 납품하며 연 매출 400억원을 올리고 있는 업체의 공장 내부 영상을 2일 공개했다. 영상에는 순대 찜기 아래쪽에 벌레가 붙어있고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등 비위생적인 식품 제조 현장이 포착됐다.
이에 진성푸드는 해당 방송 내용이 악의적인 제보로 인한 것이라는 입장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진성푸드는 “불미스러운 일로 퇴사한 직원이 악의적인 제보를 했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해 최대한 소명했지만 기각되면서 방송이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진성푸드는 영상 속 천장에서 떨어진 물이 양념과 섞이는 장면에 대해 “천장에서 떨어진 물과 섞인 양념은 모두 즉시 폐기하고 동파된 배수관로는 수리 완료해 현재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바닥에 벌레가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증숙실(찜기) 하수 쪽 구석 바닥에 틈이 벌어진 것을 발견하고 공무팀과 방제 업체에서 모두 처리했다”며 “휴일이라 증숙기가 작동되지 않았고 찜통은 모두 밀폐된 상태서 찌기 때문에 벌레가 유입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순대를 갈아 쓴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방송 내용처럼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재고를 갈아서 넣었다는 내용은 편파적인 편집과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의 비위생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2~3일 공장 위생을 긴급 점검했고 해당 업체가 식품위생법을 다수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 및 수사 의뢰를 요청한 상태다.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게 육수 농축액’을 쓰면서 이를 제품에 표시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나 식약처는 업체가 만든 39개 제품에 판매 중단 및 회수 명령도 내렸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해당 순대의 납품처를 기재한 리스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해당 리스트는 진성푸드 홈페이지의 ‘연혁소개’의 내용을 캡처한 것으로, 대형 유통업체를 포함해 유명 분식 브랜드의 이름도 다수 나와 있다.
누리꾼들은 “사실상 우리가 먹는 모든 순대가 여기 업체라 봐도 무방하다” “이제 순대 자체를 못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는 대형마트에 납품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몰랐으면 모를까, 알고는 못 먹겠다”, “전량 회수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미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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