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복심’ 정진상 “유동규 압수수색날 통화 인정”

입력 2021-11-04 10:06 수정 2021-11-04 13:3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복심’인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당하기 직전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지난달 21일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던지기 전에 이 후보의 복심과 통화했다”고 주장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정 부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시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동규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통화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언급은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에게 먼저 전화를 건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정 부실장은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는 ‘대장동 의혹’의 불똥이 이 후보에게로 튀는 것을 미리 차단하려는 취지의 설명으로 보인다.

정 부실장은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엄중한 상황에서 사법 당국이 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는 특정 개인에 대한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려 흠집을 내려는 행태에 대해 강력 경고한다”며 자신과 유 전 본부장과의 통화사실이 수사기관을 통해 유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과 경찰은 유 전 본부장의 통화기록을 분석해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9월 29일 정 전 실장과 통화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직전 문을 잠근 채 자신의 휴대전화를 거주하는 오피스텔 9층 창문 밖으로 던졌다.

당초 검찰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적 없다고 밝혔지만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오피스텔에 설치된 CCTV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피스텔 밖에 던져진 휴대전화를 주워간 시민을 특정해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바로 확보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로 보내 파손된 부분을 수리한 후 데이터 복구 및 분석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유 전 본부장 측은 수사협조 차원에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직접 제공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