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누리호 실패하고 변명 웃겨” 북한매체 조롱

입력 2021-11-04 09:49 수정 2021-11-04 10:34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연합

북한 대외 선전매체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를 두고 “남들은 수십 년 전에 한 낡은 기술도 실패한 처지에 무엇이 성공이냐”라고 평가 절하했다.

북한 매체 ‘통일의 메아리’는 4일 ‘청취자 마당’이라는 형식의 기사에 ‘사람 웃기지 말고 대답해봐’라는 제목을 붙이고 “누리호 실패를 ‘성공’이라는 (남측) 당국의 변명이 참 웃기네”라고 했다.

이어 “그러고도 ‘우주 시대’가 박두했다고? 혹 은폐된 미사일 기술이 성공했나. 그걸로 반북 대결을 계속 부추기자고? 대답해봐”라고 전했다. 누리호 기술을 깎아내리면서도 해당 기술이 무기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 기술은 거의 동일하다. 로켓의 끝에 인공위성이 있으면 위성발사 로켓이지만 탄두를 장착하면 미사일이 된다. 로켓에 얹힌 물체가 지구궤도를 따라 공전하면 인공위성이 되지만 대기권으로 재진입해 떨어지면 미사일이 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은하 2호, 2012년 은하 3호 등 인공위성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쐈다가 미사일 기술을 연구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통일의 메아리는 지난달 30일 북한 매체 중 처음으로 누리호를 언급하며 발사가 실패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누리호 발사 당일이던 지난달 21일 5년 전 북한이 쏘아 올린 ‘광명성 4호’ 관련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등 누리호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최근 주요 전략무기를 한국보다 먼저 개발했다는 점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는 ICBM 등 최근 5년간 개발한 각종 무기를 전시하며 무력을 과시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도 누리호 발사와 관련해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1970년대 중국이 개발한 창정2호에 미치지 못한다”고 깎아내린 바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