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만남이 불발된 것에 대해 “기시다 총리의 영국 체류 시간이 매우 짧았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 간의 대화는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중 마지막 방문지인 부다페스트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의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참석이 최종 단계에 결정됐고, 영국 글래스고 체류도 시간이 매우 짧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100여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였던 관계로 한일 정상 간 동선이 겹치질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문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에 대한 취임 축하 전화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어떤 기회가 올지는 모르지만 한일 양국 정상이 회담이나 회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기시다 총리의 취임을 축하하는 통화를 한 이후로 지난달 27일 아세안+3정상회의에서 간접적으로 만난 것을 제외한 것을 제외하면 기시다 총리와 아직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 때문에 이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에서 양측의 대면이 이뤄질지에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정상회의 일정을 전날 마친 뒤 오후 헝가리로 떠나는 일정이었고, 기시다 총리는 문 대통령이 떠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영국에 도착하면서 사실상 한일 정상 만남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한편 한미 정상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2~3분 조우에 그친 것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지만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고 친분을 돈독히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 정상으로는 두 번째로 방미해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후 양국은 정상회담 합의 이행 및 후속 협의를 위해 각급에서 긴밀하게 소통·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