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단일화 없다”…이준석 “안철수와 ‘단일화’ 필수조건 아니다”

입력 2021-11-03 17:07 수정 2021-11-03 17:08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저 심상정으로 정권교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가 전략 중 하나이지, 선결 또는 필수불가결 조건이 아니다”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선이 초박빙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입장에선 각각 심 후보와 안 대표의 대선 완주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권과 야권 모두 단일화 숙제를 풀지 못한 채 대선 레이스에 일단 뛰어든 형국이다.

심 후보는 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상정이 있는 이번 대선은 최소한 3자 박빙 대결로 끝까지 가게 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대답하겠다. 자신 없는 분은 링에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심 후보는 이어 “모든 정당과의 책임 연정을 시작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힘을 합쳐야 한다. 우리가 함께 이길 수 있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며 심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이를 공개적으로 거절했다.

민주당에서는 심 후보와의 단일화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선대위의 한 중진의원은 “결국 대선이 4~5% 승부라면 단일화하는 그림이 가장 좋다”면서도 “하지만 정의당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당 고위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위성 정당 설립으로 정의당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지금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안 대표는 독자 출마를 선언했고, (국민의힘이) 따로 새로운 제안을 할 생각은 없다”고 압박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배드캅’ 역할을 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주려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앙숙인 이 대표와 안 대표는 신경전을 펼쳤다. 이 대표는 당내 단일화 추진 움직임에 경고장을 날렸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대선 때 부화뇌동하고 거간꾼 행세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대급 해당 행위를 하는 것으로, 처음 나오는 순간 일벌백계로 처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대표는 이 대표를 겨냥해 “아직도 정치평론가 때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박재현 이상헌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