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의 마지막 대어로 꼽힌 카카오페이가 상장 첫날인 3일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오른 뒤 상한가)에 도달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주요 IPO 기업들이 연달아 따상에 실패하며 공모주 투자의 위력이 다소 줄어드는 모양새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시초가(18만원)보다 7.22% 오른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9만원)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카카오페이는 상장 직후 23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때 시초가를 하회하며 17만3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25조1609억원으로 14위를 기록했다. 상장 하루 만에 KB금융(23조358억원)과 신한지주(19조5533억원)를 앞지른 것이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14.44%다.
이날 코스피는 1.25% 하락(2975.71)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공모주를 저렴하게 사들인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매도한 영향도 있었다.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 열풍은 이전보다 낮아진 분위기다. 올해 IPO 기업들의 성적은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와 현대중공업도 첫날 따상에 실패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시초가보다 26.43% 떨어진 15만45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이 연이어 따상에 성공하며 공모주 투자 열풍을 불러왔던 것과 대비된다.
IPO로 몸집을 키운 카카오페이는 국민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식에서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투명한 경영, 사용자 중심 금융 혁신, 다양한 금융기관 및 가맹점과의 동반 상생,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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