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5천 봉투 내려놓곤…조용히 버스타고 떠난 할머니

입력 2021-11-03 13:10 수정 2021-11-03 14:40
익명의 할머니가 기부한 수표. 강남구 제공.

80대로 추정되는 익명의 할머니가 강남구청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1억5000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3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2시 80대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구청복지과를 찾아 흰 편지 봉투를 건넸다. 그는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직원이 할머니를 쫓아가 “이름이라도 알려주시라”고 요청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구청 앞에서 버스를 타고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할머니가 흰 편지 봉투에 넣어 기부한 금액은 총 1억5225만377원으로 강남구에 접수된 개인 후원금 중 최고 금액이다.

현재 강남구는 강남복지재단을 통해 관내 독거 어르신 등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코로나19로 모든 분이 힘들어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 사회가 아름답다는 훈훈한 미담을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할머니의 숭고한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잘 쓰겠다”고 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