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당내 경선 이후에도 ‘이재명 저격수’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에서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을 손쉽게 풀어 설명하며 얻은 ‘대장동 일타강사’ 이미지를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원 전 지사는 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백현동 비리와 살아온 인생, 정치해온 그 모든 것에 대해서 깊이 실체를 파고들고 있다”며 “경선이 끝났다고 해서 다소곳이 물러나 있는 게 아니라 제 나름대로 최선의 역할을 주도성을 가지고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누구를 공격하는 부분에 썩 내키지 않아 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에 처해있을 때 불난 집에서 아이를 구해오는 엄마 같은 리액션이 나오는 걸 이 후보가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본선 경쟁력을 부각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 전 지사는 “앞으로 4개월 동안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이재명 후보와의 일대일 맞대결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 비리와 도덕성, 정책, 국정 운영의 능력 모든 부분에서 맞붙어야 하지만 누가 옆에서 코치해 줄 수가 없다”며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앞으로 4개월 동안에는 훨씬 더 큰 존재감과 국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일으킬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만약 윤석열 예비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면 어떤 리스크가 있겠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엔 “상대가 이재명 후보다. (대장동) 올가미를 벗어나서 거꾸로 역공을 취하기 위해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공격을 할 것인데 공세가 수세로 바뀔지 모른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을 떨쳐내지 못한 점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2일) 대장동 의혹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대장동부터 청와대까지 1인 도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원 전 지사는 시위에 앞서 “대장동 8000억원 비리와 백현동 4000억원 이상 불법과 특혜로 이뤄진 수익 몰아주기는 시장의 개입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면서 “몸통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임명하고, 지휘하고, 감독하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