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 위기감에 이재현 CJ 회장 11년 만에 직접 나섰다

입력 2021-11-03 10:53 수정 2021-11-03 14:55

CJ가 컬처(Culture), 플랫폼(Platform), 웰니스(Wellness), 서스테이너빌러티(Sustainability)를 4대 성장엔진으로 삼고 3년간 10조원을 투자한다. CJ는 C.P.W.S를 골자로 하는 ‘2023 중기비전’을 3일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이재현 CJ 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 회장이 전 직원 앞에서 회사의 미래비전을 발표하기는 2010년 ‘제2 도약 선언’ 이후 11년 만이다. 특별 동영상을 제작해 직접 비전을 설명한 것은 CJ그룹이 위기 상황이라는 진단 때문이다. 이 회장은 현재 CJ가 성장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과감한 의사결정에 주저하며, 인재를 키우고 새롭게 도전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해 미래 대비에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그룹 미래 비전 수립과 실행이 부족했고, 인재확보와 일하는 문화 개선도 미흡했다는 자성과 함께, 이대로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것이다.

CJ는 1995년 ‘독립경영’ 이후 4대 사업군(식품&식품서비스, 바이오&생명공학,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신유통&물류)을 완성하며 국내 유일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3~4년새 국내외 플랫폼기업들의 영역확장과 기존 산업 내 경쟁 격화로 과거에 비해 성장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 회장은 CJ가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의 역량을 집중하고, 최고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일터를 만들어 제3의 도약을 이룬다는 복안을 제시했다.

특히 최고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며 “‘하고잡이’들이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그 동안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보상을 받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했다. 또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고, 일하고 싶어 하고, 같이 성장하는 CJ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4대 성장엔진의 세부적인 목표는 다음과 같다. Culture 분야에서는 CJ가 만드는 음식, 음악, 영상 콘텐츠, 뷰티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와제품을 세계인이 즐기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Platform에서는 CJ 계열사가 보유한 디지털 플랫폼, 물류 인프라 등을 토대로 데이터 기반 고객중심 경영을 가속화해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고, 장기적으로 CJ만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슈퍼 플랫폼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Wellness는 CJ제일제당의 기존 건강기능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중심 레드바이오를 확장하여 궁극적으로 개인맞춤형 토탈 건강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한다. Sustainability에서는 친환경·신소재·미래식량 등 혁신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신사업을 육성하고 미래 탄소자원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