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 3배 뛴 日 극우 일본유신회 ‘개헌’ 주장

입력 2021-11-03 05:05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일본유신회 대표(오사카 시장)가 지난 31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 결과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극우정당 일본유신회가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 다음해 참의원 통상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일정안을 제시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등 주요 현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쓰이 이치로 일본유신회 당대표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참의원 선거가 열리는 다음해 여름까지 헌법개정안을 정리해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쓰이 대표는 “입헌민주당과 일본공산당과 맞대는 한 개헌 논의는 진행될 수 없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개헌에) 진심이라면 헌법재판소 설치 등의현안을 포함해 최정적으로 국민들에게 결정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립여당에 포함되지 않은 일본유신회가 선거 직후 개헌 주장을 꺼낸 것은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제 2광역권인 오사카부를 석권하는 등 저력을 보인 자신감의 발로라는 분석이다. 선거 전 11석에 불과했던 일본유신회 의석은 이번 선거에서 4배 가까운 41석으로 늘었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 의석 293석에 일본유신회 의석 41석을 합치면 개헌가능선인 307석을 훌쩍 넘는다.

일본유신회는 여당인 자민당과도 줄곧 거리를 뒀고 입헌민주당을 앞세운 야당 단일화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에게 ‘제3세력’으로 인식됐다. 선거 승리 직후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지사는 “자민당은 특정 기업과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득권층이다. 보수 개혁정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민당과 승부하겠다”고 주장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유신회가 전임 스가 요시히데 내각보다 온건한 성향의 기시다 내각에 더 날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 내 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일부 가로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개헌에 동참하는 정당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헌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 단일화에 참여했던 국민민주당은 이날 일본유신회에 개헌에 참여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보냈지만, 일본유신회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