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두 곳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두 은행 모두 기준금리 인상, 대출 수요 폭증에 힘입어 호실적을 낸 가운데 암호화폐(가상자산), 주식, 신용카드 등 플랫폼 서비스와 연계된 매출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2일 카카오뱅크는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5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직전분기(693억원)보다는 173억원 줄어든 수치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59억원)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여·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각각 5조5252억원, 4조7252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대출 잔액은 줄었지만 중·저신용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이날 3분기 경영 실적을 공시하고 1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123억원), 2분기(39억원)까지 합치면 올해 3분기 누적 연간 이익은 84억원에 달한다. 4분기까지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이어지면 2017년 4월 출범 이래 사상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분기별 순이익만 따져보면 카카오뱅크는 2분기(693억원)에서 52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실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9월 말 기준 모바일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470만명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67만명 증가했다. 만 14세에서 18세 대상 뱅킹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mini’의 경우 고객 수가 100만명에 달한다. 대상 연령 인구 10명 중 4명은 카카오뱅크를 사용하는 셈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올해 새로 유입된 고객의 60%를 차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의 분기별 수익은 줄었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동력을 키웠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연계서비스 부문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증권사 주식계좌개설 서비스 누적 이용 건수는 491만좌로, 지난해 말 대비 191만좌 늘었다. 연계대출 서비스 누적 취급액은 올해 2분기 말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3분기 말에는 3조6650억원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3분기 영업수익(2773억원) 중 플랫폼 수익(29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에 달했다.
케이뱅크도 ‘플랫폼 전쟁’에서 선방했다. 지난해 말 219만명에 불과했던 케이뱅크 고객은 3분기 말 기준 660만명으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여·수신 잔액도 각각 3조1900억원, 8조5100억원 늘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등 제휴처 확대에 힘입어 비이자이익도 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26억원) 대비 111억원 증가한 수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