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핼러윈 블랙아웃’의 대가… 시총 2조원 증발

입력 2021-11-02 15:46
미국 뉴욕에서 지난 31일(한국시간) 태블릿PC로 실행한 로블록스가 접속되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메타버스 플랫폼의 강자 로블록스가 ‘핼러윈 블랙아웃’으로 뼈아픈 대가를 치렀다. 불과 사흘의 접속 오류로 2조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쓸려나갔다.

기업의 재무와 주가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매체 마켓워치는 2일(한국시간) “로블록스가 사흘간 운영을 중단해 이용자 수백만명에게 피해를 끼쳤다. 투자자들은 15억 달러의 시총을 몰수했다”며 “미발행 주식 5억7500만주도 하락해 전체 시총 16억6000만달러가 날아갔다”고 밝혔다. 16억6000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 1조9500억원에 해당한다. 2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금액이 하루 만에 사라진 셈이다.

로블록스는 이날 마감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3.43%(2.88달러) 빠진 81.14달러에 마감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나스닥 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같은 월스트리트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한 11월 첫 장에서 이례적인 하락을 나타냈다.

로블록스는 지난 31일까지 사흘간 시스템 오류로 접속되지 않았다. 로블록스 안에서 소비될 핼러윈 관련 상품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 가상세계에서 핼러윈 분위기를 만끽하려던 이용자들의 기대는 원성으로 바뀌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로블록스 접속 오류로 아이들이 집밖에서 공을 차거나 가족과 대화하는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부모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만큼 로블록스는 10대 어린이·청소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다.

로블록스의 인기는 시총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로블록스는 지난 3월 1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뒤 8개월여 만에 시총 순위 150위로 도약했다. 마켓워치는 “로블록스의 하루 이용자가 4660만명이다. 그중 일부는 로블록스 안에서 수익을 얻기도 한다”며 “로블록스는 1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