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웃에 대한 가치 실천”…제주선 ‘유익한 여행’이 뜬다

입력 2021-11-02 15:18 수정 2021-11-02 16:04
‘제로포인트트레일 더블N 챌린지’ 참가자의 모습. ‘제로포인트트레일 더블N 챌린지’는 해발 0m(산지천 용진교)부터 1947m(한라산 정상)까지 오르면서 친환경 활동을 통해 제주 자연을 지키고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는 특별한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더블N은 Nature(자연)와 Neighbor(이웃)를 의미한다. 지난 달 제주관광공사 등이 개최했다. 이미지=제주도 제공

프로그램에는 240명이 참가해 31km 트레킹을 완주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이 걸었던 거리만큼 도내 어려운 이웃에 쌀 2t을 기부하고 곶자왈공유화재단에 곶자왈 매입기금으로 310만원을 전달했다. 제주도 제공

제주에서 자연과 이웃에 대한 가치를 실천하는 ‘유익한 여행’이 뜨고 있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일을 실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웃과 공유하니 즐거움은 두 배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해발 0m부터 1947m(한라산 정상)까지 트레킹을 완주하면 걸었던 거리만큼 소외 이웃에 쌀(2t)을 기부하고 곶자왈 매입기금(310만원)을 전달하는 행사를 추진했다. 참가자는 240명, 대부분 관광객이었다.

앞서 관광공사가 진행한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에코 런 트립(Eco-Run Trip)’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었다. 제주공항에서 이호해수욕장까지 8.7㎞를 걷고 완주 후에는 이호해수욕장에서 프리다이빙을 하며 수중 쓰레기를 수거하는 방식이다. 총 3회에 걸친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100㎏이 넘는 해양 쓰레기를 처리했다.

여행 기간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소극적 친환경 여행을 넘어 여행 일정 자체가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되다 보니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컸다. 재참여 의사도 높았다. 공사 측은 “어려운 시기이지만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아웃도어 여행상품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가게를 소개하는 환경 지도도 발행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싶은 관광객들을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안 줄 지도’를 만들었다. 쓰레기 저감 물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곳까지 환경 보전에 참여하는 식당과 카페, 책방, 소매점이 다수 포함됐다.

가치 실천을 취지로 내건 프로그램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제주농협은 곶자왈 탐방 후 인증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면 게시물 1건당 1만원을 참가자 대신 제주곶자왈공유화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곶자왈은 화산 지형 위에 나무와 덩굴식물, 암석 등이 뒤섞인 지형으로 제주 생태계의 보고이다. 개발로 훼손이 심각해지면서 사유지 곶자왈 공유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광공사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쓰레기를 줄이려는 움직임) 캠페인에 참여할 숙박업소를 모집해 해당 업소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친환경 키트를 무료로 제공하고 제로 웨이스트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