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28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권 회장이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검사 조주연)는 이날 오후 권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주가조작 과정에서 ‘선수’로 활동한 인물 이모씨를 구속기소 해 조사한 결과 권 회장을 실질적인 ‘몸통’으로 지목했다. 권 회장이 도이치모터스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근무하면서 주가 부양을 위해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가 조작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주가 조작에 참여한 선수들은 사전에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구매한 뒤 권 회장에게서 들은 내부 정보를 자신이 관리하는 고객들과 주변 지인들에게 흘리며 매수를 유도했다. 매수세가 형성되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통정매매나 가장매매 등 시세 조종성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부양했다. 권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계좌도 허수 매수주문을 내는 데 동원됐다.
검찰은 권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들이 이런 식으로 200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적인 유도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게 한 것으로 분석했다.
시세조종에 가담한 증권회사 직원 등 관련자 2명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 됐다.
아울러 김씨는 2010~2011년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김씨가 자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주식을 헐값에 샀다가 높은 가격에 되파는 등의 차익을 얻었는지를 살피고 있다. 여기에 2012~2013년 사이 권 회장과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차익을 누렸다는 의심도 불거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