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박지선 1주기…‘웃음 위한 노력의 흔적’ 책에 담았다

입력 2021-11-02 11:41 수정 2021-11-02 14:27
코미디언 고(故) 박지선. 국민일보DB

코미디언 고(故) 박지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김숙 박정민 송은이 이윤지 등 박지선의 친구들이 고인의 1주기를 맞아 책 ‘멋쟁이 희극인-희극인 박지선의 웃음에 대한 단상들’을 1일 발간했다. 박지선이 생전 즐겨 쓰던 노트 속 207편의 글과 그림을 모아 구성한 에세이 형식의 책이다.

박지선의 친구들은 “박지선이 들려주고 싶었던, 그렇지만 들려주지 못했던 즐거운 이야기들을 두고 오랜 시간 고민했다”며 “이 글이 세상을 만나는 가장 좋은 도구로, 박지선이 늘 함께하고 사랑했던 책을 떠올렸다”고 출간 계기를 밝혔다.

고(故) 박지선 에세이 '멋쟁이 희극인'. 네이버 책 홈페이지 캡처

책 제목인 ‘멋쟁이 희극인’은 박지선이 자신의 일상을 전하던 트위터 계정 이름이기도 하다.

트위터 캡처

책은 온전히 박지선이 직접 쓴 글들로 구성돼 있다. ‘가족 미스테리’ ‘때론 귀여울 때도’ ‘빙글빙글 내 인생’ ‘구애받지 않고 쓰는 단상’ ‘내 사랑 스폰지밥’ ‘트위터 다시보기’라는 목차로 이뤄진 이 책은 가족들과의 단란하고 유쾌한 일상부터 사람과 인생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까지 고인의 생각이 다양하게 담겼다.

“입속이 헐었다고 말씀드렸는데 밥상엔 얼큰한 김치찌개가 올라왔다. 한 숟가락씩 뜰 때마다 엉덩이가 들썩거리고 어깨춤이 절로 난다.”

“쓰레기통을 열심히 광나게 닦는 사람을 보았다. 모두가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집어넣을 때 그 사람은 그것의 입구를 광나게 닦는다. 덕분에 쓰레기통이 빛이 난다. 그 사람도 빛이 난다.”

“즐겁게 사는 것과 열심히 사는 것은 항상 별개라고 생각했는데 즐겁게 살다 보면 열심히 살아진다는 말을 한다.”

박지선의 친구들은 박지선의 노트 속 글을 “현재를 기록하면서도 누군가를 웃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독자들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책을 펼치면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려 크게 웃어주세요. 멋쟁이 희극인에게 닿을 만큼.”

박지선은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2009년 개그콘서트에서 “참 쉽죠잉~”이라는 유행어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개그콘서트로 KBS 연예대상 신인, 우수, 최우수상을 모두 수상했다. 개콘 외에도 ‘박영진, 박지선의 명랑특급’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각종 제작발표회 MC 등으로도 활약했다.

박지선은 지난해 11월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평소 밝고 유쾌한 모습으로 웃음을 전하던 고인이었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