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TBS 예산 삭감 반발 “오세훈 방송 나와달라”

입력 2021-11-02 10:45 수정 2021-11-02 13:45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방송인 김어준씨가 내년 TBS(교통방송) 출연금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 대해 “상업광고를 허용해주고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방송에 출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대담하면서 “오 시장님이 (TBS가)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 그리고 (예산을) 삭감한다면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TBS FM 채널은 상업광고를 할 수 없고 방송발전기금도 지원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같이 서울시에서 예산을 편성하면서 의회와 소통이 없었던 적이 없다. 이번 예산건으로 여러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며 오 시장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재정적 토대를 만들어주고 예산 삭감을 해야 정당하지 않냐는 얘기가 있다”며 김씨에게 오 시장을 프로그램에 초대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러자 김씨는 “나오셨으면 좋겠다, 시장님. 왜냐하면 저희도 애로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님, 상업광고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며 “저희가 광고를 못 받게 돼 있는데 예산을 다 자르면 방법이 없지 않으냐”고 호소했다. 이에 김 의장은 “시장님 보고 TBS 하고도 소통해 보시라고 건의를 드리겠다”고 답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2022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올해 375억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123억원을 삭감했다. 1990년 서울시 산하 교통방송본부로 출발한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을 만들어 서울시에서 독립했지만 수입의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씨의 회당 출연료가 200만원으로 2016년 9월 이후 지난 4월까지 22억7600만원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오 시장은 전날 2022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독립언론, 독립방송이란 권리·권한과 함께 의무와 책임도 독립돼야 한다. 재정의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라며 “(TBS가) 독립된 언론의 힘으로 정부 정책이나 서울시 정책에 대해 가감 없는 비판, 대안 제시를 하려면 재정 자립이 가장 선행돼야 하고 그 힘은 광고 수입으로부터 나온다”며 예산 삭감 취지를 설명했다.

오 시장은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TBS는 일부 공영방송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나친 정치 편향성, 선정성 때문에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며 “서울시 입장에서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나름대로 조만간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22일 유튜브 ‘딴지 방송국’ 채널에서 “자기 실력으로 돌파한 사람의 길로 대선 후보까지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귀하고 거의 없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이날 생방송에 지각했다. 이에 정연주 아나운서가 대신 투입돼 15분여간 방송을 이어갔다. 오전 7시20분쯤 나타난 김씨는 “지각했습니다. 올해는 다시는 지각하지 않겠다. 내년엔 잘 모르겠다”고 짧게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