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북한대사 앞에서 남북 산림협력 강조…접촉은 없어

입력 2021-11-02 09:44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 각국 정상들의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산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일 주영국 북한대사가 자리해 문 대통령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관계자 앞에서 산림 협력을 요청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이뤄진 글래스고 SEC 1회의장에는 북한대사관 측 관계자로 추정되는 1명과 최 대사가 자리했다. 최 대사는 사전에 배포된 특별 출입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행사장 입장을 한 차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시 절차를 거쳐 행사장에 입장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최 대사와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 전후 의장국 프로그램 ‘행동과 연대’ 회의 연설을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최 대사 등은 문 대통령보다 두 줄 앞에 위치해 있었다. 문 대통령의 동선과 최 대사의 자리가 겹쳤지만 접촉은 없었다. 기조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북측 자리를 지나쳤지만 역시 문 대통령과 최 대사의 대화는 포착되지 않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최일 주영 북한대사가 각국 정상들의 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무대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문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당시에도 북한 유엔대표부 관계자가 이를 듣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2~3분간 서서 환담을 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번 순방 기간 3차례나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친 것이다. 다만 공식적인 한·미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글래스고=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