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남북한 산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일 주영국 북한대사가 자리해 문 대통령의 연설을 끝까지 경청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 관계자 앞에서 산림 협력을 요청한 셈이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이뤄진 글래스고 SEC 1회의장에는 북한대사관 측 관계자로 추정되는 1명과 최 대사가 자리했다. 최 대사는 사전에 배포된 특별 출입증을 소지하고 있지 않아 행사장 입장을 한 차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시 절차를 거쳐 행사장에 입장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최 대사와의 접촉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 전후 의장국 프로그램 ‘행동과 연대’ 회의 연설을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최 대사 등은 문 대통령보다 두 줄 앞에 위치해 있었다. 문 대통령의 동선과 최 대사의 자리가 겹쳤지만 접촉은 없었다. 기조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이 퇴장하면서 북측 자리를 지나쳤지만 역시 문 대통령과 최 대사의 대화는 포착되지 않았다.
국제무대에서 북한 관계자들이 문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당시에도 북한 유엔대표부 관계자가 이를 듣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2~3분간 서서 환담을 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번 순방 기간 3차례나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친 것이다. 다만 공식적인 한·미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글래스고=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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