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7∼46세에 해당하는 X세대는 자산을 가장 빨리 축적한 세대인 반면, 뒤이은 Y세대(25∼36세)는 자산 형성 속도가 가장 더딘 세대라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서울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데이터 인사이트 리포트 제5호’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통계청의 2012∼2020년 가계금융복지데이터를 활용해 세대 간 자산 격차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가구주 나이를 기준으로 조사 대상을 산업화세대(1940∼1954년 출생), 1차 베이비부머(1955∼1964년 출생), 2차 베이비부머(1965∼1974년 출생), X세대(1975∼1984년 출생), Y세대(1985∼1996년 출생)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지난 9년간 X세대는 전 세대 중 가장 빠르게 자산을 증식하면서 앞선 산업화세대, 1·2차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산을 따라잡았다.
X세대는 2012년에서 2020년까지 9년간 자산이 1억9324만원에서 4억571만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동시에 부채 증가량도 가장 많은 세대로도 분석됐다. 같은 기간 X세대의 부채는 3585만원에서 1억581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Y세대는 자산 형성이 가장 더뎠고, 앞선 세대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2020년 기준 Y세대의 자산은 전국 평균이 2억110만원(2012년 기준 5951만원)이었다. X세대의 절반 수준이다.
Y세대 중에서는 특히 1990년대생의 자산 증식 속도가 느렸다. 1980년대생과의 자산 격차는 나이가 많아질수록 점차 커졌다. 1990년대생은 20∼24세에 평균 순자산이 2743만원으로 같은 나이 때 1980년대생의 4094만원보다 1351만원 적었지만, 25∼29세에는 6317만원으로 1980년대생(8897만원)보다 2580만원 적었다. 20대 전반에서 후반으로 넘어면서 같은 나이 구간대의 1980년대생과의 자산 격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9년간 X·Y세대의 순자산액은 부채와 함께 꾸준히 늘었다. 이이는 X·Y세대가 대출 등을 이용한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효과)를 활용해 자산을 늘렸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다른 세대에 비해 금융자산을 운용할 때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평균 자산 격차는 더욱 커졌다. 수도권은 9년간 4137만원에서 5억9382만원으로 자산이 15배가량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은 3691만원에서 3억8733만원으로 10배 상승에 그쳤다. 전 생애주기에 걸친 자산 증가의 속도는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1.5배 빠른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유기영 서울연구원장 직무대행은 “수익성을 추구하는 Y세대에게는 자산운용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노후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산업화세대와 1차 베이비부머에게는 인생 이모작을 위한 새로운 정책 제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