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향한 불씨를 살렸다. 키움의 승리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은 2016년 이후 5년 만에 2차전이 열리게 됐다. 키움은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서 사상 첫 ‘업셋’에 도전한다.
키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두산에 7대 4로 승리했다.
경기 초반은 22세 동갑내기 선발투수 곽빈(두산)과 안우진(키움)의 호투로 투수전 양상이 펼쳐졌다. 특히 안우진은 5회 말 2사까지 두산 타선을 상대로 볼넷과 안타를 모두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곽빈은 4회까지 볼넷 2개만 내주며 키움 타선을 막았다.
5회부터는 키움이 달아나면 두산이 추격하는 형국이 전개됐다. 키움은 선두타자 송성문이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데 이어 이지영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1-0 리드를 가져갔다. 7회에는 추가 득점을 만들어냈다. 두산은 7회 말 반격에 나섰다. 두산은 선두타자 김재환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2·3루 상황에서 대타 김인태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면서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키움은 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이용규와 김혜성의 안타, 이정후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박병호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얻었다. 키움은 김웅빈의 뜬공 때 한 점을 추가하며 점수 차를 4-2로 벌렸다. 두산은 바로 추격했다. 두산은 정수빈이 번트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4번 타자’ 김재환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는 9회였다. 키움은 이용규와 김혜성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한 뒤, 이정후가 2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다시 앞서갔다. 이어진 타석에 박병호가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면서 경기를 7-4로 만들었다. 두산은 9회 말 1사 만루의 상황을 맞이했지만, 후속 타자가 뜬 공과 3루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에서 패배했다.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타를 쳐낸 이정후는 이날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이정후는 경기 직후 “1차전 승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내일 경기 잘 준비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승부를 원점으로 만든 키움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생긴 이후 2차전이 열리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16년 기아타이거즈와 LG트윈스가 2차전을 벌였다. 다만 정규리그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올라간 적은 없다. 키움은 정찬헌을, 두산은 김민규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허경구 권중혁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