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당내 경선 상대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누구에 기대어서 하는 정치는 담벼락이 무너지는 순간 같이 깔려 죽는다”고 밝혔다. 최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부각하고 나서자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상왕에 기대 대통령선거를 해보려고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어리석고 못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지난 탄핵 대선 때 한창 기세를 올리시던 어느 후보님은 박지원 상왕론 한방에 무너진 일도 있었다. 누구에 기대어서 하는 정치는 담벼락이 무너지는 순간 같이 깔려 죽는다”며 “스스로 국민들의 튼튼한 담벼락이 되어야 올바른 지도자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9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 전 총장이 선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 대선은 이재명 대 윤석열의 경쟁”이라고 말하는 등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 의원이 언급한 ‘어느 후보님’은 이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대선 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상왕’이 당시 박지원 당 대표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홍 의원은 “저는 모실 상왕이 없다. 오로지 국민과 당원만이 저의 상왕”이라고 했다.
이날 홍준표 캠프 이언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행보를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그분이 어떻게 보면 원로인데 완전 경선 국면에서 한쪽을 들어 보였다”며 “이게 과연 경선에서 도움이 될 것인가, 김 전 위원장의 경우 전략적으로 조언을 해주는 데 도움은 되나 세력을 끌고 오는 데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경선에서는 대통령이 얼마나 중심에 있고 휘둘리지 않을 건가, 호가호위하지 않도록 본인의 중심을 갖고 갈 거냐가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오히려 그분의 너무 노골적인 지지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