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이상기후가 ‘뉴노멀’이 됐다…2100년 해수면 2m 상승”

입력 2021-11-02 00:10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 소속 빙하학자 안드레아 피셔와 마틴 스토커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티롤주 갈투에르 지역의 잠탈페르너 빙하의 빙하 동굴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진 극심한 폭염과 파괴적 홍수 등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이제 ‘뉴노멀(new normal)’이 됐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3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세계기상기구(WMO)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국회의(COP26) 개막일에 맞춰 지구 온난화, 극단적 이상기후,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를 다룬 ‘2021 기후 상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처음으로 1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대기 온실가스 농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7년간 평균 지구 온도 역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2021년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09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WMO는 지난 9개월간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가 역대 5~7번째로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WMO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전 지구적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와 더불어 해수면 상승 역시 심각한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정밀 위성 기반 시스템으로 측정되기 시작한 해수면은 1993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2.1㎜씩 상승했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상승폭은 과거 수치의 2배가 넘는 4.4㎜를 기록했다.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진 탓이다.

조너선 봄버 브리스톨빙하학센터장은 “현재 해수면 상승 속도는 지난 2000년 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한다면 상승폭이 2100년에는 2m를 넘어 전 세계 6억3000만 인구가 터전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극단적 이상기후는 이제 ‘뉴노멀’이 됐다”며 “이 중 일부는 인간이 일으킨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최근 나타난 이상기후의 대표적인 사례로 그린란드 빙상 최고봉에서 최초로 눈 대신 비가 내렸던 사실, 올여름 북미대륙을 덮친 기록적 폭염, 독일 등 유럽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등을 열거했다.

스티븐 벨처 영국 기상청 수석과학자는 “지난 20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넘게 올랐다는 사실은 6년 전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된 지구 온도 제한폭을 지키고자 하는 COP26의 대표단에 무겁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