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정상 배우자 모임이 열린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한국 전통 종이인 ‘한지’로 만든 가방을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가 손에 든 검정색 한지 가방을 두고 베고냐 고메즈 스페인 총리 부인은 “한지로 만든 가방이 너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김 여사는 한지 가죽 핸드백에 대해 “사람을 위해 자연을 해치지 않는 물건”이라고 소개하며 “한국에서는 친환경적인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지의 위상 등을 언급하며 ‘한지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 여사가 든 가방은 한지 가죽의 우수성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김 여사가 든 가방은 국산 브랜드 ‘페리토’에서 판매 중인 ‘블레드 스탠다드 백’이다. 가격은 32만7000원이다.
이 가방을 직접 제작한 유지현 페리토 대표는 1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기사를 보기 전까지 김 여사님께서 우리 가방을 사용했는지 몰랐다”며 “이렇게 관심을 가져줘서 너무나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에서) 연락을 해 주문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김 여사님께서 직접 구매를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심플하면서도 내구성이 있는 한지 가죽의 특성 덕분에 (영부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미리 말하지 않으면 동물 가죽인지, 한지 가죽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2020년 11월 설립한 페리토는 아직 대중에게는 생소한 ‘비건 가죽’을 이용해 가방 등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유 대표는 “사업 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열심히 하고 있는데 감사할 따름”이라며 ‘김정숙 여사 효과’ 덕분인지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한지 가죽은 닥나무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들어져 자체 항균력이 99.9%에 달한다”며 “동물 가죽보다 경량성과 내구성도 좋다. 방수성, 통기성, 통풍성도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