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당선 뒤 이어질 총선에서 소속 정당이 (원내) 1당이 되지 못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중간 평가까지 언급하면서 대선 완주 의사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여야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중간 평가를 받겠다는) 자신감이 없다면 후보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며 “제가 정권 교체를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저는 기득권에 빚진 것이 없어 그 어떤 후보보다 비리에 단호할 수 있다”며 “가장 깨끗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유일한 후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정부·여당을 상대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폭등하게 만드는 바보 천치들의 무능함을 (국민들은) 눈만 뜨면 지켜봐야 했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을 향해서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전근대적인 주술 논란과 막말 경쟁으로 국민들을 절망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2017년 19대 대선을 완주하며 21.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유력 후보 간의 여론조사가 박빙인 상황에서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여야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민주당은 일단 안 대표의 대권 도전에 대해 반색하면서도 막판 단일화 컨벤션 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안 대표가 완주해 야권의 표가 갈린다면 당연히 우리에게 좋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안 대표의 출마나 단일화 이슈로 야권에 시선이 쏠린다면 오히려 불리하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은 안 대표와의 단일화를 공약처럼 내걸고 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제가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같은 분과는 언제든지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안 대표와 아름다운 단일화를 성사시켜 이재명 후보를 이겨야한다”며 “중요한 것은 경쟁하면서도 서로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문동성 강보현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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