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일부 尹캠프행에…유승민 “저도 사람인데 서운”

입력 2021-11-01 16:43 수정 2021-11-01 17:07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유승민계’로 분류되던 인사 일부가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저도 사람인데 서운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유 전 의원은 1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관련 질문을 받고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유 전 의원과 바른정당 창당에 함께하는 등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지율이 이전보다 많이 높아졌다면서도 “제가 초반에 지지도(에서) 고전을 했다. 초반부터 제가 여론조사가 1등 나오고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면 아마 그분들이 안 가셨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식용 개는 따로 키운다’는 발언에 대해선 “듣기 굉장히 거북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인 31일 진행된 TV 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으로부터 ‘식용 개 문제’에 관한 질문을 받고 “(개 식용은) 반려동물 학대가 아니다. 식용 개는 따로 키우지 않나”고 답했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10차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요즘 반려인 인구가 1500만이 넘는다”며 “윤 전 총장도 집에서 강아지, 고양이 다 키우지 않느냐. 저도 너무나 강아지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대해 뭔가 입장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걸 ‘개인의 선택에 맡길 문제다. 국가가 금지한 문제가 아니다’ 이러면서 식용 개 이야기를 꺼내셨다. 식용 개는 따로 있고, 그건 마치 식용으로 써도 되고 우리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들은 아니고, 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시기에 제가 그것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 식용을) 저는 이제 금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사업을 하시는 분들한테는 죄송하지만 (개 식용은) 대한민국의 이미지와 관련한 문제가 아니겠냐. 이건 금지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지지자가 윤 전 총장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제가 지지자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경선이 끝나고 나면 다 같이 뭉쳐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제가 윤 전 총장에게 ‘지지하시는 분이 폭행했으니까 공개적으로 한 마디 유감 표명, 사과를 해달라’고 했는데 끝까지 안 하시더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사실이 뭐든 간에 지지자 간의 그런 정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으면 후보로서 ‘정말 다친 분들한테 죄송하게 됐다’, 그 한 말씀을 하면 되는데 그걸 못하시기에 제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