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온라인 극장’ 개관… OTT로 연극 본다

입력 2021-11-01 16:38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1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극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국립극단 제공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의 네 번째 극장이 1일 온라인에서 문을 열었다. 바로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연극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온라인 극장’으로 시범서비스 등 1년 이상의 준비 기간을 가졌다.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으로 국내 연극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광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은 무대의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호흡하는 것이 본질이다”면서도 “온라인 극장을 통해 그동안 극장을 방문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문턱을 낮춤으로써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등 공공으로서 국립극단이 해야 하는 역할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이 온라인 극장을 개관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온라인 공연의 필요성이 커진 것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의 비대면 예술 활동 지원 정책에 따른 것이다. 김광보 감독은 “온라인 극장을 통해 장기적으로 민간 극단이나 지역 극장의 우수한 연극 영상 콘텐츠를 소개할 계획”이라면서 “팬데믹이 우리 연극계에 커다란 위기였지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극장은 개관과 함께 ‘파우스트 엔딩’ ‘X의 비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 ‘스카팽’ 등 총 5편을 공개했다. 추후 ‘소년이 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도 업로드가 예정돼 있다. 이들 작품은 ‘스카팽’처럼 수어통역, 장면해설, 자막 제공 등은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처럼 기본 버전 외에 장면 전환을 최소화해 실제 공연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디렉터스 컷’ 버전을 함께 공개했다.

김 감독은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렸어도 온라인 극장은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제 시작했지만 추후 (공연 영상화 사업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영국 국립극장의 NT 라이브처럼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감독과 함께 참석한 창작자들은 온라인 극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의 고선웅 연출가는 “연극을 영상에 담는 것이 부자연스러워 처음에는 영상이 연극을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공연은 관객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카메라 운용을 잘 구상하면 연극의 본질을 덜 훼손하고 영화를 흉내 내지 않는 연극만의 영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 극장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작품당 가격은 9900원이며, 최초 재생 후 3일간 국내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극장 개관을 기념해 오는 7일까지는 6600원에 제공한다. 최대 3개 기기를 등록할 수 있고, 결제 후 7일 이내 재생해야 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