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를 맞아 사람들로 가득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핼러윈 분장을 한 남성이 인파 속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포착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된 데 이어 피해 여성이 직접 고소장을 접수함에 따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몰카범, 방관범 공론화’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핼러윈을 맞은 이태원 거리의 풍경을 편집 없이 보여주는 1시간가량의 영상이 지난달 31일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불법촬영을 하는 남성의 모습이 영상에서 발견됐다.
영상을 보면 좁은 골목에 수십 명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고릴라 탈과 의상을 착용해 얼굴과 전신을 가린 분장을 한 남성이 나타난다. 이 남성은 주변 곳곳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 바로 앞에 서 있는 바니걸 복장의 여성을 발견한 뒤 갑자기 자세를 낮춘다. 카메라를 셀카 모드로 전환해 자신을 찍는 척하며 여성의 하체 쪽을 촬영한 것이다.
이를 목격한 주변의 남성들은 고릴라 복장 남성이 불법으로 신체를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도 말리기는커녕 엄지를 치켜세우고, 고릴라 복장 남성과 웃으며 ‘OK’ 사인 등을 주고받았다.
핼러윈 거리를 영상으로 감상하던 누리꾼들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해당 부분에 함께 촬영된 남성이 불법 촬영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몰카 범죄다” “저렇게 대놓고 찍을 생각을 하다니 충격적이다” “말리지도 않고 엄지 척하는 게 더 충격이다”라며 분노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대범하게 불법촬영을 저지른 저 사람을 찾아서 엄하게 처해달라”며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 피해 여성 역시 직접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신고가 접수됐고, 피해자가 직접 고소장을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며 “CCTV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