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빠져도 팀은 공고” 현대건설이 보여준 1위의 자격

입력 2021-11-01 15:12
현대건설 선수들이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자축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건설이 개막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초반 1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주중 상대적으로 약체인 막내팀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 1라운드 전승이다. 현대건설은 특급 외국인 야스민 베다르트(야스민)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에서도 황연주가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팀’으로서의 강한 면모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에 3대 0(25-16 27-25 25-19) 셧아웃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리던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 외에도 괴물 야스민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1위의 모습을 보이며 승리했다는 점에서 값진 승리였다.

야스민을 대신해 오랜만에 코트를 밟은 황연주는 오랜만에 3세트를 모두 뛰며 베테랑의 저력을 뽐냈다. 황연주는 블로킹과 서브 에이스 1개씩 기록하는 등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센터 양효진은 블로킹 5개를 포함해 18득점(공격성공률 56.52%)을 올렸다.

경기 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를 뛰는 선수들부터 교체 선수, 화이팅 내는 선수들까지 원팀으로 경기했다”며 “그 힘이 발휘됐다. 선수들에게 감동을 받았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큰 공격수(야스민)가 없었지만 1세트부터 리시브 라인의 집중력이 좋았다”며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의 말처럼 에이스 외국인 선수 없이도 팀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가장 큰 무서움이다. 지난 27일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 사람이 무너진다고 전체가 무너지지 않으니까 현대건설이 강하다는 것”이라며 “전력상으로도 빠지는 데가 없다. 받고 때리고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 생각한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부진의 기억은 팀을 더 뭉치게 했다. 지난 시즌 현대건설은 개막 후 2연승을 거뒀으나 곧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을 마칠 땐 6위로 마감했다. 황연주는 “선수들끼리 ‘지난 시즌에 너무 많이 져서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다”며 “끈기가 좋아졌다. 위기 상황을 넘길 힘이 생겨 팀이 좋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양효진도 GS칼텍스 전 이후 “지난해에 많이 져서 그런지 (경기) 할 때마다 한경기 한경기 더 절실하다”며 “당연히 이긴다는 건 절대 없고 ‘오늘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5일 홈인 수원체육관에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6연승에 나선다. 4연패로 열세인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1라운드 전승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