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나선 홍준표 의원이 다시 한번 ‘전직 대통령 사면’ 카드를 꺼내 들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이대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5번째,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번째의 겨울을 차디찬 감방에서 보내야 한다”며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부각함과 동시에 대구‧경북 지역 지지를 호소했다.
홍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대구·경북 시·도민과 당원들께 드리는 호소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제가 대통령이 되는 즉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즉시 사면을 약속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100% 제압하고 정권을 확실하게 되찾아 올 후보는 저 홍준표뿐”이라며 “영남의 한(恨)을 풀고, 원(願)을 이루도록 하겠다. 지난 4년을 새롭게 준비하고 오직 오늘을 위해 달려왔다”고 했다.
이어 담담한 어조로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50여년 전 18살의 나이로 동대구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혈혈단신 상경했던 한 소년이 있었다. 고학으로 공부해서 검사가 되고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냈다”면서 “고향으로 돌아와 지난 탄핵 대선 때에 이어 다시 대통령을 하고자 여러분 앞에 섰다. 대선 경선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이곳 상화동산에 다시 서니 참으로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년 6개월 전 지난 총선에서 막장 공천 때문에 공천받지 못하고 경남 밀양 양산 등지를 떠돌아야 했지만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와 대구 수성에 닻을 내리고 눈물의 출마 선언을 했던 곳이 바로 이곳 상화동산”이라며 “어렵고 힘들 때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하게 안아주신 곳이 바로 대구다. 그때 저는 키워준 고향 대구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고 대권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청 드렸다”고 적었다.
또한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의 비화도 전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권 초기 정치보복과 적폐 광풍이 몰아칠 당시 저는 우리 당의 당 대표였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과 수많은 우리 당 동지들이 잡혀가는 것을 보며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탄핵 이후 3년여간 정말 당이 궤멸할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저는 더 강하고 모질어져야만 했다”면서 “그로 인해 혹여 저의 부족함이나 소홀함 때문에 마음 상하셨거나 섭섭한 일이 있었다면 이제는 마음을 푸시고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홍 의원은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의 출당조치는 문 정권의 좌파개헌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일이었다”면서 “그러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일로 인해 대구·경북 시·도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거듭해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 정치 여정에서 다른 욕심이나 바람도 없다. 대한민국 선진국 시대의 토대를 닦은 대통령, 대구·경북 출신 여섯 번째 대통령이 돼 나라의 지도자로 청사에 기록되고 싶을 뿐”이라며 “다른 후보는 다음의 기회가 있지만 저는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홍 의원은 “함께 뛴 세 후보를 잘 모시고 원팀 정신으로 정권 탈환을 이루고, G7 선진국 시대를 열겠다. 대구·경북의 압도적 지지로 홍준표의 승리에 마침표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2일까지 당원 모바일 투표를 진행 중이다.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을 대상으로 3일부터 4일까지 전화투표(ARS)를 실시한다. 당원투표 결과와 3~4일 실시되는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를 절반씩 합산해 5일 오후 본선에 나설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