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동안 외국인 마사지 업소를 거점으로 마약을 유통한 판매 조직원들과 투약자들이 대거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등 마약을 유통·판매한 일당 24명과 이들에게서 산 마약을 투약한 23명을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붙잡힌 47명 중 33명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검거 과정에서만 1만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이 압수됐다. 필로폰 504g, 야바 292정, 엑스터시 22정 등 총 17억원 상당의 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 마사지 업소를 거점으로 체계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마약을 유통했다. 내국인이 총책과 관리책을 맡고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태국인들이 판매를 맡았다.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 경북·경남, 충청·대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관리책과 판매책을 지정해 마약 유통망을 만들었다. 이들에게서 마약을 구매해 투약한 이들의 대부분은 국내 체류 태국인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판매책이 태국인이었던 만큼 이들에게 마약을 구매한 이들의 80~90%도 태국인이었다”며 “국내 체류 태국인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마약 유통망을 적발해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들 일당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치밀함도 보였다. 마약을 판매할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미리 구매자 위치를 확인한 뒤 제3자를 통해 물건을 전달해 노출을 막는 방식이었다. 공범 노출을 막기 위해 사전에 주의해야 할 행동 요령을 알려주기도 했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의 공조를 통해 첩보를 입수한 뒤 국제범죄 수사관을 중심으로 집중 수사를 벌여 검거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