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구급차 기다리다 숨져…반려견들은 끝까지 주인 곁을 지켰다

입력 2021-11-01 11:56
SANTOS E REGIÃO 캡쳐.

브라질에서 사망한 주인의 곁을 끝까지 지킨 반려견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31일(현지시각) 브라질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전 상파울루주 해안 도시에 위치한 페루이비에 있는 한 음식점 앞에서 다미앙 지 아우메이다(68)가 가슴과 허리 등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음식점 앞을 지나가던 여성 한 명이 그가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오전 9시 30분쯤 응급 출동 서비스를 지원하는 192번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한 지 4시간이 지나도록 구급차는 도착하지 않았다. 여성이 다시 한번 전화해 도움을 요청했으나 의사는 노인의 상태만 반복해서 물었을 뿐이었다.

그로부터 또다시 1시간이 지났고, 이번에는 음식점 주인이 전화를 걸어 상황을 신고했다. 하지만 음식점 주인 역시 “통증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은 없다. 기다려라”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구급차는 최초 신고 후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4시쯤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미 아우메이다는 숨진 뒤였다.

SANTOS E REGIÃO 캡쳐.

그의 안타까운 죽음 소식과 함께 그가 사망할 당시 곁에 있던 반려견들의 행동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상황을 모두 목격한 음식점 주인의 말에 따르면 아우메이다가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호소하며 숨을 거두자 반려견들은 아우메이다의 곁에 딱 붙어서 다른 이들의 접근을 막았다. 반려견들은 경찰이 도착한 뒤에야 비로소 주인의 곁에서 물러났다.

음식점 주인은 “두 마리의 반려견은 마치 주인을 지켜주려는 듯 마지막까지 곁을 떠나지 않았다”며 “노인이 사망하자 반려견들은 아무도 주인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구급차를 6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지 않았다면 아우메이다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뒤이어 도착한 아우메이다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를 보호했던 반려견들을 끌어안아 고마움을 표시했고, 아버지를 대신해서 반려견들을 키우겠다며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제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