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옥스포드 영어사전이 선정한 ‘올해의 단어’에 ‘백스(vax)’가 올랐다. 백스는 ‘팔뚝에 백신을 맞는다’는 뜻이다. 일반 동사인 백신 맞다란 뜻의 ‘vaccinated’를 축약해 쉽게 부르는 말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31일 옥스포드 사전이 매년 선정해온 올해의 단어 후보는 전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와 관련된 단어들이었다면서 “이 가운데 백스가 최종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올해의 단어 후보들은 역시 코로나 백신을 맞는다는 뜻의 속어 ‘잽(jab)’ ‘샷(shot)’ 그리고 ‘파우치 아우치(Fauci ouchie)’였다. 파우치 아우치는 세계적인 전염병 권위자인 앤소리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의 한 마디에 세계 각국의 보건정책이 달라지는 현상을 빗대 만든 신조어로 파우치 소장의 성에다 아플 때 내는 영어 감탄사인 아우치(ouchie)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NYT는 “이들 단어 가운데 영어권 국가의 언론매체와 각종 출판물, 방송 등 영상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백스였다”면서 “지난 9월 현재 백스란 단어가 언급된 숫자는 올해초보다 무려 72배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옥스포드사전 개정판을 총괄하는 피오나 맥퍼스는 옥스포드대 언어연구소 신조어 편집책임자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전체를 아주 짧고 강렬한 두 음절로 보여주는 단어”라면서 “그 자체가 모든 사람의 관심을 휘어잡는 올해의 단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대 영어의 축약 경향을 잘 보여주면서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영어단어의 함축성도 잘 보여준다”면서 “그 자체가 매우 생산적인 언어 생산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